노르웨이 "스파이 도시"에서 러시아 스파이 사냥하기 |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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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가는 국경 도시 키르케네스의 현실 노르웨이의 동쪽 끝, 러시아와의 국경을 마주한 작은 도시 키르케네스는 ‘스파이 타운’이라는 별명처럼 긴장과 불신의 분위기 속에 살아간다. 이곳은 러시아와의 지리적 인접성, 그리고 북극과 나토 주요 군사 거점에 대한 접근성 때문에 수십 년간 첩보전의 최전선이 되어왔다. 주민들은 러시아와 연결된 모든 것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익숙한 자동차가 자주 나타나거나 낯선 사람이 사진을 찍는 모습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한다. 최근 몇 년 사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크림반도 병합 이후 이 도시는 더욱 예민한 감정에 휩싸였다. 러시아와의 교류가 활발했던 시절이 무색하게, 지금은 국경을 넘나드는 모든 움직임이 조사와 감시의 대상이 된다. 러시아에서 넘어온 민간 어선들은 해양 정보 수집과 첩보 활동의 통로로 의심받고, 그 배에 승선한 선원들의 정체도 끊임없이 추적된다. 노르웨이 당국은 이 도시의 항구가 러시아 선박에 허용된 몇 안 되는 정박지라는 사실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외관상 평범해 보이는 선원들 중에는 군사 훈련을 받은 듯한 인물들도 있어 의심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도시의 일상은 스파이 영화 속 장면처럼 미묘한 긴장으로 가득하다. 주민들은 “어쩐지 누군가 지켜보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과거 노르웨이 국경수비대 출신이었던 프로데 베르그는 러시아에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적이 있고, 여전히 자신이 감시당하고 있음을 확신한다. 그가 러시아 동료들과 나눈 우정조차 결국 정보전의 희생이 되었고, 가까운 지인이 러시아 정보기관 FSB 소속임이 드러나는 등, 신뢰와 배신은 이곳의 일상적 풍경이 되었다. 젊은 노르웨이 군인들은 국경을 지키며 수백 미터 앞 러시아가 현실적으로 전쟁 중인 국가라는 사실을 체감한다. 양측 모두 서로를 관찰하며 무언의 압박을 주고받고, 언제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불안이 상존한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이 도시는, 전통적인 스파이 활동뿐 아니라 사이버 공격, 방화, 지역 사회 침투 등 다양한 형태의 ‘하이브리드 위협’에도 노출되어 있다. SNS와 텔레그램에서는 국경을 넘는 주민들에게 수상한 소포나 편지를 대신 운반해달라는 부탁이 늘어나고, 현지 행사장에서 러시아 군사조직의 깃발이 보이기도 한다. 이에 따라 이곳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마저 잠재적 협력자로 의심받으며, 친목 모임조차 정보기관의 감시 대상이 된다. 이처럼 키르케네스는 냉전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심리전과 정보전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놓여 있다. 이곳에서는 누가 이웃이고, 누가 첩보원인지, 혹은 단순한 방문객인지 쉽게 구분할 수 없다.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은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동시에 누군가의 감시 아래 놓여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북극의 차가운 바람만큼이나 얼어붙은 신뢰와 불안의 기류가 이 작은 국경 도시를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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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스파이 도시"에서 러시아 스파이 사냥하기 | WSJ

노르웨이 "스파이 도시"에서 러시아 스파이 사냥하기 |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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