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전쟁을 벌이는 자유주의 억만장자 피터 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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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와 민주주의에 회의적인 실리콘밸리의 반정부 구루 말리부의 한적한 저택에서 열린 화려한 정원 파티. 회전목마와 대형 체스판, 그리고 230명의 엄선된 손님들 사이에 서 있는 인물은 피터 틸이었다. 그는 단순한 사업가가 아니라, 실리콘밸리에서 기술과 철학을 결합한 상징적 존재다. 이날 파티는 미국 자유지상주의자들이 성경처럼 떠받드는 아인 랜드의 사상을 추종하는 모임에서 마련한 것이었다. 틸은 오픈 칼라 셔츠와 어두운 정장 차림으로, ABBA의 ‘Money, Money, Money’에 맞춰 등장했다. 무대에서 그는 정치와 기술의 ‘치명적인 경쟁’을 경고하며, 단호하게 기술의 편을 들었다. 그의 이력은 여느 테크 거물과는 다르다. 독일 태생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스탠포드 대학교 재학 시절 자신을 한 단어로 설명하라는 질문에 ‘지적’이라고 답했다. 엘리트주의적 기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틸은 다문화주의와 진보 정치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을 드러내왔으며, 민주주의 자체에 대해서도 오랜 시간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그에게 정치란 기술 발전의 걸림돌에 가깝다. 이런 성향은 그가 실리콘밸리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공개 지지한 최초의 인물 중 하나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틸은 대중정치보다는 소수 엘리트의 지적 리더십을 선호한다. 그가 몸담고 있는 테크 산업 역시, 관료주의와 정부의 규제를 벗어나 혁신을 추구하는 자유지상주의적 기운이 강하다. 그날 파티의 주최자는 틸을 ‘정치에 맞서 기술의 편에 선 인물’로 소개했다. 파티장에 모인 이들은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그들에게 틸은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정부의 간섭 없이 기술이 세상을 이끌어야 한다는 신념의 대변자였다. 기술을 통해 사회의 근본적인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그의 목소리는, 기존 질서에 도전하고자 하는 자유지상주의자와 테크 엘리트들에게 강한 영감을 주고 있다. 엘리트주의, 자유시장, 반정부라는 키워드로 요약되는 피터 틸의 세계관은 미국 사회가 직면한 정치적·기술적 갈등의 최전선에 있다. 그는 여전히 기술이 정치보다 앞서야 한다고 믿으며, 정부에 맞서는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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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전쟁을 벌이는 자유주의 억만장자 피터 테일

정부와 전쟁을 벌이는 자유주의 억만장자 피터 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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